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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지리선생과 나의억울한누명


지리선생과 나의억울한누명






지금 생각해도 코미디 같은 상황이었다. 그러나 고등학교 3학년 때 담임이었던 자리 선생이 나에게 했던 말을 상기해 보면 이해할 수 있을 것도 같다. 여자의 눈물은 죄도 감출 수 있다. 지금 생각해도 명언 중의 명언이었다. 지리 선생은 유독 나를 미워했다. 말투나 행동에서 노골적으로 티가 날 정도였다. 친구들은 나에게 이유를 물었지만, 나라고 알 턱,이 없었다. 그건 지리 선생에게 가서 해야 할, 질문이었다. 공부를 잘 하는 편은 아니었지만 나는 사회영역만큼은 내신과 모의고사 성적 모두 상위권이었고, 고등학교 3년 내내 지각이나 결석 한 번 하지 않았으며, 복장도 늘 단정했고, 수업태도도 성실했다. 친구들과 사이도 좋았다. 그런데도 지리 선생은 나를 차갑고 무뚝뚝하게 대했다. 내가 무슨 말을 하면 부정적인 반응부터 보였다. 



한 번은 내 미니홈피에 지리 선생의 사진을 올린 적이 있었다. 그런데 'ㅈㄹ 선생' 이라고 되어 있는 제목 때문에 나는 교무실에 불려가야 했다. 그는 '지리 선생' 의 축약어를 '지랄 선생' 으로 읽었던 것이다. 나는 억울하다며 적극적으로 해명했지만, 지리 선생은 들은 척도 안 하고 막무가내였다. 평소 같으면 고분고분하게 넘어갔을 테지만, 묘하게도 그날따라 오기가 발동했다. 






그동안 쌓였던 감정이 한꺼번에 폭발하는 것 같았다. 반성문을 써 오라는 지리 선생의 말에 나는 못 하겠다고 대들었다. 내가 잘못한게 없는데 왜 그딴 걸 써야 하는지 되물었다. 그것도 지리 선생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면서 말이다. 결국 난, 교무실의 선,생들이 보는 앞에서 엎드러뻗쳐 자세로 매를 다섯 대나 맞아야 했다. 내가 서럽게 울며 일어났을때 지리 선생이 아마 그말을 했던 것 같다. 여자의 눈물은 죄도 감출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