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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뚱뚱한여자깡패


뚱뚱한여자깡패










"아저씨 저희는 아무 짓도 안 했어요. 저희가 아저씨한테 처음에 설명 했잖아요. 말다툼을 하다가 이 언니가 먼저 절 때렸어요. 그렇다면 누가잘못한 거에요?" 


" 너네들 하는 짓 보면 이 여자 끌고 나가서 팰 모양새야! 알아?"



뚱뚱한 여자가 피식웃었다. 그리고는 주먹을 쥐고 중년남자의 얼굴 바로 앞에서 휘둘러 보였다. 저러다 정말 사람 한 대 치겠구나 싶었다. " 말이 안통하네, 몇 번을 말해야 알아! 이년이 쟤를 이렇게 때렸다니까요. 저희는 아무 짓도 안했어요! 패기는 누굴 팬다!" 마른여자가 말다툼 끝에 눈 큰 여자를 때렸다는 것은 알겠는데, 대체 무엇 때문에 싸웠는지 알 수가 없었다. 거기에다 이해가 안 가는 건, 어차피 말로 해결할 거라면 열차 안에서 얘기해도 되지 않는가.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 얘기하기에 곤란한 내용들이 있는지도 몰랐다. 아니면 내가 지리 선생에게 혼나던 때처럼 오기가 발동해서 마른 여자를 밖으로 끌고 나가려는 것일 수도 있었다. 











"그럼 여기서 얘기 하든가! 사람이 겁을 먹으니까 안 나가려는 거잖아, 지금!"

중년 남자가 하는 말에 뚱뚱한 여자가 열이 올랐는지 손부채질을 하더니 마른 여자에게 얼굴을 바싹 들이 대고 말했다.

"안 때린다니까. 사람들이 있는 데서 우리가 널 어떻게 하겠대? 겁먹지 말고 내리자고." 마른 여자는 겁에 질려 얼굴이 일그러졌다. 손수건을 계속 손에 쥐었다 펴며 안절부절 못하고 있었다.



대화 내용을 들어보나, 마른 여자를 달래주던 눈 큰 여자의 행동을 보나, 세 여자는 서로 친하게 지내는 사이인 듯 했다.생판 모르는 사이인데 길거리에서 시빅다 붙은 건아닐 것이다. 사이좋게 놀다가 갑자기 무엇 때문에 뒤틀려서 싸운 것인지 나는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여자 셋이 싸울만한 이유를 생각해 보았다. 자존심이 상할 정도로 상대를 깎아내리는 말이나 복잡하게 꼬인 연애관계 외에는 떠오르는것이 없었다. 어쩌면 돈 문제 일수도 있었다. 두 여자가 계속 똑같은 말만 되풀이 하니, 무엇 때문에 싸웠는지 알 수가 없었다...